[질문과 답변] ‘양안관계’에 대한 사회주의자들의 입장은 어떠해야 할까요?

이번 대만 대선·총선에서 민진당이 ‘압승’을 거둔 것을 보며 ‘양안관계’에 관해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대만의 공식정치 구도에서 ‘양안관계’에 관한 대만 내 주요 세력들의 입장이 어떠한지는 어느 정도 알 수 있었지만, 반자본주의·반제국주의적인 사회주의자들의 입장은 어떠해야 하는지는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노동자 연대〉의 과거 기사를 찾아보다가 ‘대만 사회주의자 류후이민과의 인터뷰’라는 기사를 봤는데, 대만 좌파 진영의 입장을 보면서 셋 다 동의하기는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통일’ 지지의 경우, 중국이 사회주의도 아니고 모종의 노동자 국가도 아니며 오히려 제국주의 국가 중 하나라는 점에서 반제국주의적인 사회주의자들이 지지할 입장은 아닌 것 같습니다.

‘독립’ 지지의 경우, 대만이 미국 제국주의와 (과거에는 물론이고 지금도) 맺고 있는 군사적 관계 등을 생각해 볼 때 지지하기에는 우려감이 듭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문제를 회피하는 신디컬리즘적 경향의 주장은 당연히 지지할 수 없을 것입니다.

류후이민은 “중국의 무력 위협이 현존하는 상황에서 자결권을 가져야 한다는 원칙”과 “국제주의 원칙에 따라 중국 대중과 교류를 하기 위해 평화통일을 주장”한다는 두 가지 원칙을 가지고 있다고 했는데, 첫 번째 ‘원칙’은 미국 제국주의와의 관계를 생각해 볼 때 위험한 정치적 방향으로 이끌릴 수 있는 문제라는 생각이 들고 두 번째 원칙은 너무 모호하게 들립니다.

그렇다면 반제국주의적인 사회주의자들의 입장은 어떠해야 하는 걸까요?


질문에 대한 답변

최근 쯔위 사건과 함께 대만 총선에서 민진당이 총선에서 승리한 것을 계기로 양안관계에 대한 반자본주의·반제국주의적인 사회주의자들의 입장은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답변 드립니다.

질문하신 동지의 주장처럼, 대만이 중국과 통일해야 한다는 입장은 지지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을 고집하며 다민족 제국을 건설하고자 하며, 그래서 홍콩처럼 대만도 중국 제국의 일부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만은 영국 제국주의에 빼앗겼다가 반환 받은 홍콩과 같지 않습니다. 대만에서 중국과 통일하자는 주장은 모종의 사회주의 중국에 통합되는 것이 아니라 중국 제국주의 건설에 일조하는 셈입니다.

그렇다고 대만이 중국으로부터 분리독립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도 대안이 아닙니다. 물론 대만에서 본토인들이 대륙에서 이주한 외성인들로부터 억압당했던 과거의 경험이 있을지라도 현재 대만 민중이 일관되게 중국으로부터 독립을 주장하는 것은 결코 아니기 때문입니다(물론 대만의 분리독립에 대해 중국이 군사적 위협을 가하는 것은 제국주의 행위이므로 분명 반대해야 합니다). 사회주의자는 제국주의적 압력에 맞서 민족자결권을 지지하지만, 대만이 식민지 국가가 아닌 상황에서 대만의 독립 그 자체가 진보적이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민진당의 차이잉원처럼 자신의 통치 명분을 세우고 지지 세력을 결집시키는 수단으로 독립을 주장하는 것에 사회주의자들은 휘둘리지 말아야 합니다.

현재 대만의 주요 정치 정당으로는 친중국 입장인 국민당과 독립을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대만이 중국 경제에 통합되는 과정에서 대만 경제에 대한 국가의 통제력을 강화하고자 하는 민진당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민진당이 실질적으로 ‘독립’ 상태인 대만을 제국주의 국가들로부터 독립을 인정받고자 하기 때문에 중국과 미국 제국주의로부터 군사적 긴장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다른 한편 대만 운동 내에서는 통일을 지지하는 세력들과 분리 독립을 원하는 세력들이 나뉘어져 있고, 현 상태를 유지하자는 입장이 대체로 다수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사회주의자들이 중국과의 통일이나 대만의 독립을 내세우는 것은 운동을 분열시키는 태도일 것입니다.

질문한 동지가 말한 바처럼, 대만이 미국 제국주의와 맺고 있는 군사적 관계를 고려해야 하겠지만, 이것 때문이 아니라 앞서 말한 바처럼 현재의 대중적 정서로 봤을 때 대만의 독립 그 자체가 진보적이지 않고 운동을 분열시키기 때문에 대만 독립을 지지할 수 없는 것입니다.

미국과 대만 사이에는 현재도 군사적으로 긴밀한 관계가 유지되고 있지만, 미국은 중국을 의식해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습니다.

사회주의자들은 현재의 양안관계에서 통일 또는 독립을 제기할 것이 아니라 중국과 미국 두 제국주의에 반대하는 정치적 지향 속에서 양안 노동자 계급의 단결을 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정구


〈노동자 연대〉에 실린 독자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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