賊 그리스도

나는 예수 그리스도. 너를 구원하기 위해 왔노라. 무얼 그리 떨고 있느냐, 어린 양아. 나의 손을 잡아라. 나는 너를 위해 십자가에 못 박히노라. 나의 손을 잡으면 너는 떨지 않게 되리라. 떨지 마라. 나는 너를 위해 십자가에 못 박히노라. 너는 못 박힌 내 모습을 보고도 부끄럽지 않으냐. 나는 너를 위해 십자가에 못 박히노라. 너는 나에게 죄짓지 않았느냐. 나는 너에게 받아내야 할 죗값이 있노라. 너는 죄인이다, 어린 양아. 나는 너를 위해 십자가에 못 박히노라. 너는 나에게 죄지었노라. 나는 너를 위해 십자가에 못 박히노라. 이 거룩한 희생! 나는 너를 위해 십자가에 못 박히노라. 너는 나에게 죗값을 갚아라. 나는 너의 피를 원하노라. 나는 너를 위해 십자가에 못 박히노라. 나의 손을 잡아라. 나의 손을 잡아! 나는 너를 위해 십자가에 못 박히노라. 나는 너를 위해 십자가에 못 박히노라. 나는 너를 위해 십자가에 못 박히노라.

꿈의 궁전

중세의 궁전이고 싶어 안달하는 예식장을 배경으로 은발의 왕자가 금발의 공주를 칼로 찌르려 하고 있다. 그 뒤에는 무뚝뚝하게 빨래를 걷는 여인이 있다.

옥정호, 꿈의 궁전-봄클웨딩홀, 2003

현실보단 꿈이 먼저이다. 꿈을 현실로 만들어야 한다.

꿈은 현실이 되고, 현실은 비루하다. 비루한 현실을 악물고 걸어갈 수 있을까. 무소의 뿔처럼. 일상은 지루하게 반복되고, 변화는 20km 너머에 있다.

나는 현실이 된 꿈을 견뎌낼 수 있을까. 꿈은 달콤한 채로 남겨두는 것이 좋지 않을까. 나는 매일 치즈케익을 먹을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 누군가는 그것이 가능하겠지만, 나는 분명히 아니다.

자그마한 촛불이 화약상자에 옮겨 붙고, 결국은 거대한 폭발을 낳는다. 이런 상황 속에서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지금 촛불을 든 술꾼이다. 나는 감옥에 가고 싶지 않다.

나의 배는 터져 버릴 것 같고, 나는 이 배가 부끄러워 벙어리가 되었다. 아무래도 치즈케익을 너무 많이 먹었나 보다. 운명이 해결해주겠지. 일단 지켜보자.

자선과 후원에 관해

나는 현재 유엔아동기금 (유니세프)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를 정기적으로 후원하고 있다. 정기 후원이라는 걸 처음 시작한 때는 2006년 2월. UNICEF 후원을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민주노동당 후원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2008년 민주노동당에서 탈당이 대거 있었을 무렵, 나도 민주노동당 후원을 중단했다. 민주노동당을 후원하던 돈으로 진보신당을 후원할까 생각했지만, 마침 그 당시 아수나로가 정기 후원을 받기 시작해서 아수나로에 후원하기로 했다. 그렇게 지금까지 매달 조금씩 후원을 하고 있다.

일전에 ‘야훼’ 녀석이 내게 이런 말을 했다. “제3세계 아동을 억압하는 구조는 무시한 채 아동의 목숨 연장이나 시켜주고 있을 뿐인” 유니세프에 왜 후원을 하느냐고. 내 블로그에 몇 번 덧글을 단 적이 있는 그 녀석은, 파시스트와 인종차별주의자를 자처한다. 분명히 그 녀석이 그 말을 한 것은 “제3세계 아동들이 그냥 죽게 내버려두라.”라는 소리를 하기 위해서였겠지만, 그 말에 생각해 볼만한 구석도 있긴 하다. 존 몰리뉴가 지적하듯, 대개 자선 단체들은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은 주지 못하면서 지배세력의 도덕적 치장에 이용되곤 한다. 유니세프 또한 이러한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을 것이다.

이 점은 야훼가 나에게 그 말을 하기 훨씬 전부터 나를 끊임없이 고민하게 한 것이었다. 내 후원금이 오히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더 늦추는 것은 아닌가? 유니세프처럼 ‘정치적 중립성’을 미덕으로 내세우는 단체보다는 좀 더 ‘정치적인’ 단체를 후원해야 하지 않을까? 그러나 내 후원금이 몇 명의 아이들을 살릴 수 있다는 말이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여태까지 딱히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이 글을 올린 이유는 물론, 이제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국제앰네스티가 얼마 전 Demand Dignity 캠페인을 시작했다. <앰네스티인 2009년 가을호>에서 “인권은 빈곤에 대한 모든 해결책에 있어 가장 필수적인 조각”이며 캠페인의 가장 큰 목표가 “사람들을 계속 빈곤 가운데 몰아넣는 인권침해를 종식시키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을 보고 크게 감명했었다. 그렇다. 빈곤에 놓여 있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자선’보다는 ‘인권’이다. “존엄성을 요구한다.”

후원 단체를 바꾸기로 했다.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국제앰네스티, 인권운동사랑방. 사실 유니세프 후원을 꼭 그만두어야 하나 생각도 들고, ‘자선’ 또한 없는 것보단 낫지 않은가 생각이 들지만…. 돈이 없다. OTL

덧붙임 : 아마 진보신당에 입당도 할 것 같다. 활동은 딱히 하지 않을 것 같지만. -_-;;
덧붙임2 : 솔직히 얼마 후원하지도 않으면서 이런 글을 쓰는 거, 왠지 ‘중2병’ 같아 보이고 좀 민망하다. 하지만, 이렇게 글을 쓰면 이 단체들에 조금이라도 후원이 늘어나지 않을까…. 특히 아수나로.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