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지금은 준비단계니까 열심히 시키는대로만 해. 나중에 언젠가 꽃을 피울 날이 있을 거야”라는 식이지요. 그러나 그게 아닙니다. 하루하루 여러분의 생활이 행복한 과정의 연속이어야 하고 또 그렇지 않은 것과의 싸움이어야 해요.

강수돌

강수돌님이 주제와 변주 8회에서 하신 말.
지금 행복하지 않으면, 미래에도 절대 행복할 수 없다.

우울한 ‘검사’

야간자율학습(난 이 말에서 두 글자가 원래 뜻과는 다르게 사용된다고 생각하지만, 어쨌든) 1차 시 때 두발·복장·소지품 검사를 했다. 소지품 검사는 인권침해가 될 수 있다는, 인권위를 비롯한 여러 인권 단체들의 말, 아무도 듣지 않는 그 말이 떠오르기 이전에, 몇 주간 학교에 들고 오지 않다 오늘 아침에 ‘에이, 오늘 하루만 들고가자!’라고 생각하며 들고 왔던 휴대전화가 먼저 떠올랐다. 이번 달이 휴대전화 할부 마지막 달. 해지 통지서를 갖고 오면 돌려준다지만(아예 돌려주지 않는 학교가 많은 이 현실에 돌려주는 우리 학교에 감사해야 하는 걸까.), 오늘 이렇게 휴대전화를 빼앗길 수는 없었다.

가방 안 물건을 다 꺼내 책상 위에 올려놓고, 선도부가 가방 안과 책상 위의 물건들을 검사할 때 그들은 내 주머니 안의 휴대전화를 보지 못했다. 복장·두발과 교복 안 소지품을 검사받고자 복도로 나갈 때, 나는 내 휴대전화를 열려 있던 내 가방 안으로 슬쩍 집어넣었다. 가방이 검은색이고 휴대전화도 검은색이라 다행히도 걸리지 않았다. 운이 좋았다. 교복 안 소지품 검사와 가방 안 소지품 검사를 같이하지 않다니….

복도에서 ‘검사’를 마치고 아무것도 걸리지 않은 것에 안도(?)하고 있었는데, 그때 옆 친구의 농담, 휴대전화를 빼앗긴 후에 나온, ‘이제 공부가 좀 잘 될 것 같다.’라는 그 농담이 안도하던 나의 가슴에 들어와 박혔다. 비록 농담이었지만, 나는 우울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그것보다 나를 더 우울하게 한 건, 검사를 마친 후 선도부와 반 아이들 사이에 몇 가지 질문과 답이 오갈 때의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그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내가 무엇을 향해 분노해야 하는지 잘 말해 주었다. 선도부도 결국 시켜서 하는 것일 뿐이다. 나는 그 분위기 속에서 최대한 웃으려 노력했지만, 뜻대로 되질 않았다.

적극적으로 아수나로 활동을 할 수 없는 내가 부끄러워졌다. 이러한 ‘검사’에 저항하면(다른 말로, ‘개기면’ — 난 이런 말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어떻게 될지는 뻔한데, 나를 두렵게 만드는 건 다른 게 아니라 그 저항의 마지막이 될, 어머니의 눈물이다. 저항한 적도, 행동한 적도 없는데 이미 어머니의 눈물을 두 번이나 본 나는, 도저히 어머니의 세 번째 눈물을 볼 자신이 없다. ‘그냥 조용하게 고등학교 3년 지내면 안 되겠니’라는, 세 번째 눈물을 흘리시며 말씀하실 그 간절한 부탁을 듣지 않으면서까지 저항할 용기는 내게 없다.

여태까지 ‘착한 아이’로 지내왔고, 아직도 꽤 ‘착한 아이’로 지내는 나는, ‘내 발에 묶여있는 사슬을 발견하지 못했더라면 좋았을걸’ 하는 한심하디 한심한 생각을 하며 억지웃음을 지었다. 학교 에서 행동할 수는 없는, 나약한 나는, 그 나약함으로도 모자라 (차마 정치 활동을 하면 안 되냐는 질문은 못 하고) 학교 홈페이지에 올려져 있는 교칙이 전부냐는 질문을 하고 말았다. (그리고 지금 교칙을 확인해보니 ‘외부의 불순 세력에 가입하거나 연계되어, 불순 행위나 정치성을 띤 활동을 한 학생’은 선도 처분을 받는단다. 다시 말해 학교에서 쫓아내겠다는 소리다.)

검사가 끝나고 나서 ‘앞으로는 교칙을 따라 잘 협조해줬으면 좋겠다.’라는 방송을 들으며, 나는 학교 에서 할 수 있는 행동이 무엇이 있을까만 생각하고 있었다. 정말 나약하디 나약한 학생 김동욱이었다. 나 자신이 정말 한심스러웠다. 너무나 우울한 ‘검사’였다.

하지 않는 이유

‘국기에 대한 맹세’를 왜 하지 않느냐고? 음…. 질문에 답하기 전에 너에게 묻고 싶은 게 있어. 넌 국가가 뭐라고 생각하니? 국기에 대한 맹세를 하면서 무엇을 떠올리니? 국가를 생각할 때 뭘 떠올리니?

네가 뭘 떠올릴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 이웃집 아저씨 같은, 평범한 사람들을 떠올리는 일은 잘 없을 거야. 그치? 그런데 우리가 충성을 맹세하는 그 국가가 대체 누구일까? 무엇이 아니라 누구냐고 묻는다는 것에 집중해줘. 음…. 난 말이지, 국가는 곧 국민 그 자체가 아닐까 싶어. 옛날에야 왕이 모든 권력을 다 갖고 있었으니 ‘짐이 곧 국가’였겠지만, 지금은 주권재민이니 국민주권이니 국가의 권력을 국민이 모두 갖고 있다고 하니까 말이야. 국가는 곧 국민 그 자체라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그런데 그 국민 대다수는 이웃집 아저씨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 아니니? 생각해봐. 그러면 국가는 곧 국민이고, 국민 대다수는 이웃집 아저씨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니, 넌 국기에 대한 맹세를 하며 그런 평범한 사람들을 떠올리는 게 맞지 않을까?

맞지 않아? 맞지? 그런데 말이야, 넌 이웃집 아저씨에게 충성할 거니? 그것도 ‘몸과 마음을 바치며’ 말이야. 혹시 네가 이웃집 아저씨라는 표현을 마음에 들지 않아 할지도 모르겠다. 그럼 아주머니로 할까? 아니면 네 친구? 아저씨든 아주머니든 네 친구든, 네가 그 사람들에게 ‘몸과 마음을 바쳐 충성’할 이유가 없는 건 분명해. 물론 넌 그 사람들이 위험한 상황에 부닥쳐 있거나, 어려운 사정에 부닥쳐 있을 때 그들을 도와줄 필요는 있겠지. 하지만, 네가 그들을 도와준다고 해서 그들에게 충성할 필요는 없는 거잖아. 그래, 내가 국기에 대한 맹세를 하지 않는 이유도 그것일 뿐이야.

어쩌면 네가 나에게 ‘국가는 너를 전쟁과 같은 생명의 위협으로부터 보호해주지 않니?’라고 반론을 제기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아까도 말했듯이 국가와 국민은 서로 다른 게 아니라고 나는 생각해. 네가 네 친구를 지켜주고, 네 친구가 너를 지켜주는 것일 뿐이야.

그리고 노파심에 조금만 더 말할게. 어쩌면 네가 국가를 생각하며 대통령과 같은 국가원수, 혹은 그 외에 정치권력을 가진 사람들을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들이 우리를 지켜주는 건 아니잖아. 단지 우리가 우리 자신을 좀 더 잘 지킬 수 있게 그들에게 몇몇 권력을 넘겨준 것일 뿐이지. 말하자면 스포츠 경기의 감독과 같은 존재라 할까? 감독이 없으면 경기에서 이길 확률이 줄어들겠지만, 그렇다고 감독이 경기를 하는 건 아니잖아. 그리고 경기에서 이겼다고 선수들이 감독에게 몸과 마음을 바쳐 충성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이때까지의 역사를 보면, 우리의 삶을 위협하는, 예를 들어 전쟁과 같은 일들은, 우리, 그러니까 평범한 사람들의 의사와는 전혀 상관없이 일어난 경우가 많잖아. 그런데 전쟁에 나가 싸운 건 전쟁을 일으킨 사람들이 아닌 평범한 사람들이었고, 전쟁에서 죽은 사람들도 평범한 사람들뿐이었지. 그리고 평범한 사람들의 의사와 전혀 상관없이, 그러한 전쟁을 일으킨다든지 해서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위협했던 사람들은 대개, 네가 국가를 생각하면서 떠올렸을지도 모를, 정치권력을 비롯한 권력을 쥔 사람들이었고.

이런데도 국가에 충성해야 하니? 난 그럴 이유가 전혀 없다고 생각해.


예전에 국기에 대한 맹세에 관한 글을 쓴 이후로, 국기에 대한 맹세를 하지 않고 있다. 내가 맹세를 하든 말든 신경 쓰는 사람도 거의 없지만. 어쨌든, 난 거창한 이유로 맹세를 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그냥 국민이 곧 국가라는 말, 몇백 년 동안 말해져 왔지만 제대로 지켜진 적은 거의 없는, 그 말대로 세상이 돌아가길 바라는 작은 소망 때문일 뿐이다. 그 소망을 다른 사람도 알아줬으면, 특히 내 친구들이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에 입말(口語)로 ‘국기에 대한 맹세’에 관한 두 번째 글을 쓴다.

국가라는 말만 나오면 흥분하는 모습들, 이젠 없었으면 좋겠다. 나와 이웃을 사랑하는 것도 좋지만, 그게 지나쳐 뭘 하든 충성이면 곤란하다. (웃음)

학교 1주일

새로 들어간 고등학교에서 1주일을 보냈다. 소감(?)을 간단하게 말하자면, 피곤하다. 4일째였던 3월 6일이 가장 피곤했던 날이었는데, 금요일이 되니 그다지 많이 피곤하지는 않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생활에 적응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게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

7시 30분부터 10시까지 학교에서 지내니, 정말 학교에 다녀오는 게 아니라 집에 다녀오는 생활이다. 학교가 가까우면 그래도 좀 좋겠는데, 그렇지 않아서 등교시간 2시간 전인 5시 30분에 일어난다. 아마 다른 선배/친구들은 대개 6시에 일어날 텐데, 나는 행동이 굼뜨다 보니 아침 먹고 준비하는데 1시간 씩이나 걸려 피곤해도 어쩔 수가 없다. (웃음)

그래도 새로운 학교생활이 참 재미있다. 학교에 12시간 넘게 있지만 시간도 정말 빨리 가고… 아침에 학교에 온 지 몇 시간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좀 있다 보면 벌써 집에 갈 시간이다. 중학교 때는 시간이 그리 잘 가지 않았었는데….

사람을 잘 사귀지 못하는 성격(누군가 말 걸기 전에는 대개 말 안 한다. 아니, 못 한다.)이라 원래 있던 친구들이 한 명도 없는 고등학교에 들어가면서 ‘과연 내가 친구를 사귈 수 있을까?’하고 걱정했는데 생각보단 잘 지낸 것 같다. 나에게 말을 걸어 준 사람이 꽤 있었다는 거다. (웃음)

어찌 되었든, 포스트는 주말에만 쓸 수 있을 것이다. 잠이 많아서 평일에는 집에 오면 바로 자야 하기에. (웃음)

잡담

1.

고등학교생활 4일째.
딴 건 모르겠고, 피곤하다.

2.

결국 Flickr Pro 계정 질렀다.

3.

학교생활에 적응될 때까지, 혹은 2010년까지….
포스트는 주말에만 올릴 수 있을 것 같다.

We rhapsodize…

ZF님이 시작하신 음악팀 블로그 We rhapsodize…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첫 글은 예전에 이 블로그에도 썼던 적 있는 Gatas Parlament에 관해서 쓴 글로. 아무래도 국내에 잘 알려져 있지 않는 음악을 소개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소재가 떨어지기 전까진 국내에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음악을 주로 소개할 생각이다. 얼마나 잘 소개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팀 블로그이다 보니, 좋지 못한 습관이 좀 걱정되었다. 역시나 첫 글에도 발행하고 나서 수정을 하고 말았다. 에휴, 습관 고치기가 쉽지 않네.

덧쓰기 잡담.
설날 세뱃돈으로 산 Sully Sefil의 Sullysefilistic이 오늘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