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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THLY ARCHIVES: May 2015

이 시가 예술이 아니라면

세계일보 : 초등생의 ‘잔혹 동시’ 충격..그것을 책으로 낸 어른들 1

이 시가 예술이 아니라면, 무엇이 예술이 될 수 있는 것일까?

기사에 달린 댓글을 읽어보면서 내가 ‘비평’은 없고 ‘검열’은 온 곳에 있는 사회에 살고 있다는 것을 사무치게 느낀다. 시가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고, 혐오감을 느낄 수도 있겠지만, 왜 그 감정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 사람들이 자신을 ‘비평가’가 아니라 ‘검열관’의 위치에 이리도 쉽게 놓을 수 있는 건지….

이 시인의 어머니가 인터뷰에서 한 말이 핵심을 잘 지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시가 아니고 다른 방식으로 이런 말을 들었다면 엄마로서 화를 냈을 것”
“하지만 시는 시일 뿐”

이 말에 무척 공감한다. 만약 이 시가 담고 있는 내용이 ‘부모 안티 카페’ 같은 곳에 휘갈겨져 있었다면 그것이 어떻게 예술일 수 있겠는가. 하지만 이것은 시다. 시를 쓰고자 의도했고, 시라는 형식으로 표현되었다. 시를 써 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느끼는 감정을 시로 옮기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이 있어야 하는지 말이다.

게다가 이 시만 쓴 것도 아니다. “이전에도 많은 시를 썼으며, 다른 아름다운 시도 많은” 사람이 쓴 시를 두고 ‘예술이 아니’라고 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시집에 실린 다른 시를 몇 편 읽어본다면 이 시가 예술이 아니라는 주장에 공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결국, 남는 것은 ‘표현이 잔혹하면 예술이 아니다.’ 정도로 요약할만한 주장일 텐데, 코웃음 칠만한 생각이다.

500여 명의 추천을 받은 “예술 같은 소리하네 그럼 사드 후작은 행위예술가냐 …” 같은 댓글을 보면 내 요약이 부당하지는 않을 것 같다. «소돔의 120일»이 ‘유해간행물’로 지정되어 폐기 처분되는 수모를 겪은 것이 불과 3년 전 일인 나라에서 저런 댓글이 많은 추천을 받는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닐 것이다.


  1. 될 수 있는 대로 언론사 홈페이지의 원 기사를 링크 거는 편이지만, 이 글에서는 댓글에 대해 언급해야 하기에 미디어다음에 올라온 기사를 링크 건다. 세계일보 원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