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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THLY ARCHIVES: November 2011

아수나로는 지금, 전교조를 비판할 것이 아니라, 한청연 비판에 분명하게 나서야 합니다

어제 저녁에 아수나로 카페에 들어왔다가 공현이 쓴 성명 제안 글을 보고, 밤 중에 글을 써서 문제제기를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을 했었습니다. 요새 일이 많아서 아수나로 활동에 자주 함께 못하기에 망설여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이야기를 해야 할 부분이 아닌가 생각이 들어서 말이지요. 그런데 어제 밤 급하게 잡힌, 다음날 있을 전체학생총회 준비를 해야 했고, 밤새 글을 쓰고 낮에는 강의실에 가서 사람들을 조직하고 하느라 정신 없다 보니 이미 때를 놓쳤네요. 그래도 간략하게나마 글을 쓰고자 합니다.

공현이 성명을 제안했던 요지는 크게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오마이뉴스의 기사와 전교조의 성명이 청소년을 수동적인 존재로 바라보는 관점을 지니고 있으므로 비판을 해야하고, 2) 단지 ‘지원’을 해주었다는 이유로 자율성이 없는 존재로 한청연을 비판할 경우, 아수나로에 대한 진보단체들의 ‘지원’ 또한 마찬가지로 비판 받는, 자승자박의 효과를 내게 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먼저 분명히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은,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저는 청소년을 수동적인 존재로 보는 관점을 절대 지지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청소년 해방, 청소년의 권리 증진 없는 사회 진보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전교조의 성명에는 “이끈”, “희생양” 등 수동적 청소년관을 반영하는 표현들이 분명 존재합니다. 하지만 이 표현만으로 전교조가 청소년을 수동적인 존재로’만’ 바라보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과장입니다. 독재정권 당시의 공무원과 교사들은 ‘정권의 나팔수’였다고 비판 받습니다. 이들을 ‘정권의 나팔수’라고 비판하는 것이, 공무원과 교사의 자율적 판단력을 무시하는 주장입니까?

게다가 한편으로 전교조는 “비판 정신을 보여주기를 기대”하는 등 능동적 청소년관을 보이고 있기도 합니다. 서로 모순적인 표현들이 섞여서 나오는 것은 전교조가 청소년 인권에 대한 감수성이 부족하다는 것을 방증하겠지요. 이 점은 분명히 바뀌어야 할 점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과장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한편 한청연의 ‘에듀리크스’ 활동은 보다 분명하게 비판받아야 합니다. 한청연이 ‘에듀리크스’ 운영으로 했던 일이 무엇입니까? 교사들의 정치적 권리를 공격한 것이었습니다. 아수나로가 작년에 민주노동당 후원으로 징계를 받은 전교조 교사들을 방어하며 옳게 주장했듯이, 교사들의 정치적 권리가 보장되지 않는 것은 ‘청소년들은 미성숙한 존재이기에 교육은 정치적으로 중립적이어야 한다’는 이데올로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점에서, 한청연의 전교조에 대한 공격은 청소년들에 대한 기존의 지배 이데올로기를 강화시키는 행동이기도 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한청연은 1% 지배계급을 대변하는 여러 활동을 해왔습니다. 1%를 대변하는 자들에게 사회 진보와 청소년의 권리는 지배에 방해되는 걸림돌에 불과합니다. 우파들은 그 ‘걸림돌’을 공격하는 활동을 지원해온 것입니다. 우파의 지원을 비판한다고 해서 진보의 지원 또한 비판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은 형식논리적입니다. 청소년의 권리를 증진시키고자 하는 활동에 대한 지원과, 청소년의 권리를 후퇴시키고자 하는 활동에 대한 지원이 같을 수 있습니까?

전교조는 청소년 인권에 대한 감수성은 부족할 수 있지만, 같이 함께 나아가야 할 사람들입니다. 여태껏 전교조는 청소년의 권리를 증진시키고자 하는 활동에 함께 해왔고, 사회 진보를 위해 노력하는 몇 안 되는 단체 중 하나입니다. 전교조의 부족한 인권감수성은 그러한 활동을 함께 하는 과정 속에서 메꿔나가야 할 것이지요.

우파 청소년단체의 전교조 공격에 이런 식으로 대응하는 것이, 청소년의 권리를 증진시키는데 도움이 되는 것은 결코 아닐 것입니다. 오히려 이는 아수나로를 진보적 대중들로부터 고립시키고, 우파들이 바라는, 청소년 인권이 억압받는 세상을 유지하는데 더 도움이 될 일이지요. 아수나로는 지금, 전교조를 비판할 것이 아니라, 한청연 비판에 분명하게 나서야 합니다.


아수나로 카페에 올라간 원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