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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THLY ARCHIVES: February 2010

두부 퍼포먼스, 규환지옥과 대규환지옥

두부를 먹고 있는 활동가 ‘난다’. 그 뒤에 “학교는 사실 감옥이다”라고 적힌 피켓.

“졸업은 석방…출소 기념해 두부 먹어요”

예상했던대로 많은 악플. 이 퍼포먼스를 기획(?)한 사람으로서 오늘 수원에서 퍼포먼스를 한 사람들에게 약간의 미안함을 느낀다. 곧 있을 서울 퍼포먼스도 기사화 되면 얼마나 욕을 먹을지 모르겠다. 그런데 부산은 다음 주나 되어야 퍼포먼스를 해서 욕을 먹긴 커녕 기사화도 되지 않을 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이….

“사회에 나와보면 학교가 얼마나 좋았는지 알 거다”라는 덧글이 참 많은데, 맞는 말이다. 아수나로 전국총회에서 두부 퍼포먼스 논의를 할 때도 “두부를 먹고 나서는 또 다른 감옥에 갇히는 식으로 퍼포먼스 해보는 거야”라고 누군가 의견을 냈었다. 의미 전달이 불명확해질까봐 뺐지만.

왜 힘든 사람끼리 누가 더 힘든가를 경쟁해야 하는가? 왜 힘든 사람끼리 서로 헐뜯고 싸워야 하는가? 규환지옥(불교의 팔열지옥 중 하나로, ‘고통을 못 견디어 원망과 슬픈 고함이 절로 나오는 지옥’이라고 한다.)이나 대규환지옥(불교의 팔열지옥 중 하나로, ‘지독한 고통에 못견디어 절규하며 통곡을 터뜨리게 되는 지옥’이라고 한다.)이나 지옥은 지옥이다. 규환지옥보다 대규환지옥이 더 고통스럽다고 말해보아야 무슨 소용일지. 그러한 태도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지옥을 영속시킬 뿐이다.

두부 퍼포먼스가 좀 도발적이라서 이런 욕을 먹는다고 보기는 뭣한게, 아수나로가 한 대외활동에서 욕을 안 먹은 적은 없기 때문이다. 소녀시대의 서현처럼 예쁘장하게 생긴 ‘소녀’가 눈물을 글썽이며 “학교 가는게 힘들어요”라고 말하는 퍼포먼스라면 욕을 안 먹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아수나로는 그런 청소년을 원하지 않는다. (이와 관련한 이야기를 더 읽어보고자 하는 분은 촛불소녀, ‘도전’과 ‘희석’의 줄다리기를 참고하시길.) 아수나로가 욕을 먹는 것은 아무래도 어쩔 수 없는 일인 것 같다. 두부 퍼포먼스 자체가 어떠했느냐와는 관계 없이.

하지만, 그래도 한 번만 더 생각해보시면 좋겠다. 규환지옥보다 대규환지옥이 더 고통스럽다고 해서, 규환지옥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을 꼭 그렇게 헐뜯어야 하는지를. 그리고 하나만 더 부탁해도 괜찮다면, (규환지옥은 아니더라도) 대규환지옥을 없애기 위해 함께 노력해주셨으면 좋겠다. 평소 좀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고 생각한 정당, 시민·사회단체가 있다면, 그 곳에 월 5,000원 정도 기부하는 정도라도. 그런 단체가 없다고 생각하신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지옥을 벗어날 궁리를 하긴 커녕 누가 더 고통스러운가를 경쟁해야 하는 현실은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