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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THLY ARCHIVES: August 2007

청소년 인권은 죽었다

청소년 인권은 죽었다 추모제 포스터

지난 7월, 부산의 한 중학생이 시험성적이 낮다는 이유로 오리걸음 체벌을 받다 쓰러져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다. 그 사건이 뉴스에 보도된 이후 사람들의 반응을 보면서, 나는 절망감을 느꼈다. 체벌이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많은 사람들이 ‘잘못하면 때려서라도 잡아야 한다.’라고 입을 모았고, ‘그깟 오리걸음 좀 했다고 죽느냐’는 소리도 심심찮게 들렸다. 다른 잘못이 아닌, 시험성적이 낮다는 이유만으로 체벌을 받았는데도, 그 체벌로 사람이 죽었는데도 사람들은 그런 이야기를 했다.

그 사람들을 보면서 나는 다시 한 번 앨리스 밀러를 떠올렸다. 체벌을 적극적으로 옹호하고 있는 그들도 분명히 청소년 시절 체벌을 수없이 많이 당했겠지. 결국, 체벌은 계속 돌고 돈다. 그 돌고 도는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몸을 다치는지, 마음을 다치는지는 생각지도 않는다. 체벌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오로지 자신이 당한 체벌을 돌려주어야 한다는 무의식에 사로잡혀 있다. 그들과 체벌에 관한 이야기를 하다 보면 답이 나온다. 그들은 체벌에 관해 진지하게 고민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는 것. 그들이 무의식적으로 ‘복수’를 바라고 있다는 것. 체벌의 피해자였던 그들이, 체벌의 가해자로 변해버리고 말았다는 것.

사망한 그 중학생은 낮은 시험 성적 때문에 체벌을 받았다. 시험 성적이 그 사람의 모든 것을 좌우하는 이 ‘입시공화국’ 대한민국에서, 낮은 시험 성적은 무엇보다 큰 잘못일 것이다. 이렇게 시험 성적이 낮다고 체벌을 받지 않더라도, 많은 청소년들이 낮은 시험 성적을 비관하며 자살한다. 그러한 자살은 분명 스스로 자신에게 체벌, 무엇보다도 심한 체벌을 가하는 것일 것이다.

‘입시공화국’에서 ‘청소년 인권’은 죽어버린 지 오래다. 다른 이야기는 더 하지 않겠다. 그저 당신이, 입시공화국을 지탱하고 있는 당신이 생각을 바꾸길 바랄 뿐이다. 만약 당신이 시간을 내어 토요일에 열릴 (무척이나 작은 규모의) 추모제에 참석할 수 있다면 더욱 좋은 일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