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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THLY ARCHIVES: June 2007

동성애, 몇 가지 이야기

동성애를 왜 반대하는 것일까. 우리는 남이 사랑하는 것을 반대할 권리가 있는가. 개인적으로는 찬/반이 있을 수가 없는 문제라고 생각하지만(나는 당신이 밥 대신 빵을 좋아하는 것에 반대한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어쩌면 또 하나의 폭력일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나는 여태껏 받아들일 만한 동성애 반대 이유를 듣지 못했다. 학교에서 저녁을 먹으며 이에 대해 생각하다가, 다른 친구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궁금해져 질문을 해봤다. “동성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이 대화를 올려도 될지 허락을 받지 못했다. 허락을 해주리라 생각은 하지만, 좀 망설여진다.)

“당연히 안 되지.”

“왜?”

“남자끼리 좋아하는 게 말이 안 되잖아.”

“뭐가 말이 안 되는 건데?”

“솔직히, 이상하잖아.”

“뭐가?”

“이상하니까, 이상하지.”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어놓곤 너무 집요하게 한쪽으로 몰고 가는 이야기를 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받아들일 만한 이유를 듣는 게 질문의 목적이었기에. 몇몇 친구들은 이렇게 ‘이상하니까’, ‘징그러우니까’ 안 된다고 답했다. 그러나 뭐가 이상하고 징그러운 것인지에 대한 답은 듣지 못했다.

한 친구는 “생각해봐. 나랑 (이성애자인) J랑 뽀뽀하고 막 그러는게 말이 되냐구.”라고 말했다. 나는 속으로 ‘안 될 건 없잖아?’하고 생각했다. (내가 이상한 것일까?) 어떤 친구는 이야기하던 중 “솔직히, 논술 같은 건 집어치우고. 말이 안 되잖아.”라고 말했다. 그 말을 들으며, ‘동성애를 반대하는 이유에 이성은 들어 있지 않은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성애자가 소수면 상관없는데, 동성애를 허용해서 숫자가 많아지면 사회가 흔들리잖아.”

“왜 사회가 흔들려?”

“인구가 줄어들잖아.”

“인구가 너무 많아서 문제인데도?”

동성애를 허용한다고 해서 동성애자가 많아지진 않는다. 동성애자는 전염병 같은 게 아니다. (웃음) 다만 자기 자신을 부정하고 있던 동성애자, 커밍아웃을 못하고 있던 동성애자가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것을 알게 되고 사람들에게 말하게 됨으로써 많아지는 것처럼 생각될 뿐이다. 이 말을 하지 못한 게 아쉬운데, 여러 이야기를 하면서 나름대로 말을 했다고 자기 위안을 해본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동성애가 일반적인 현상이었다는 이야기를 하고, 고대 그리스인들은 동성애를 가장 완전한 형태의 사랑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사회가 흔들린다는 것은 동성애 혐오증(호모포비아)을 가진 사람들의 생각일 뿐이다. 동성애자들의 처지에서 보자면 지금 이 사회는 흔들리다 못해 무너져 폐허가 된 사회이겠지.

동성애자와 성전환자를 혼동하는 친구도 있었다. 동성애자와 성전환자는 다르며, MtoF 성전환자(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 중에도 여성을 좋아하는 레즈비언이 있을 수 있다고 말하니 놀라는 눈치.

“그럼 하리수는 남성을 좋아하는 성전환자네?”

“그렇지.”

“웩, 진짜 이상해.”

동성애를 찬성(?)하는 친구도 두 명 있었다.

“솔직히, 자기들이 좋아해서 사랑하겠다는데. 반대를 할 이유가 있겠어?”

편협하고 사고가 편향된 나는 이에 대해 별 반론을 제기하지 않았다. (웃음) 사실, 별로 반론이라고 할만한 이야기도 떠오르지 않았다. 대화 도중, 반대(?)하는 친구가 찬성(?)하는 친구와 나에게 “그러면 너희는 왜 찬성하는 거야?” 하고 질문했는데, 이에 나는 “아는 사람 중 동성애자가 있으면 반대를 할래야 할 수가 없지.”라고 답했다. 그 말에 찬성하는 친구는 “그렇지? 나도 동성을 좋아하는 친구가 있어.”라고 말했다.

“혹시 너 동성애자야?”하고 묻는 친구도 있었다. 대답하기 난감한 질문. “여태까지는 남자를 좋아해 본 적은 없어.”라고 답했더니, “’여태까지’라니. 그럼 앞으로 남자를 좋아할 수도 있다는 소리라는 거야?”

그 말에 ‘잠시 두근거림을 느껴본 적은 있다’고는 차마 말할 수 없었다. 내 마음에 내재하여 있는 동성애 혐오증 때문일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그것이 사랑이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며칠 가다 이내 사라져 버렸기 때문. 이성에게도 그런 두근거림을 느껴본 적은 몇 번 있다. 그러나 이내 사라져 버렸다. 나는 그 동성에 대한 두근거림이나 이성에 대한 두근거림 모두 사랑이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사랑의 시작은 ‘두근거림’이겠지만, 두근거림을 느낀다고 무조건 사랑이 시작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어쨌든, 내가 동성애자가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 친구도 어쩌면 동성을 사랑하게 될지도 모르고. 동성애가 ‘정신병’으로 취급되고, ‘한 때 지나가는 열병’으로 여겨지는 이 사회에선, 아무도 모른다. 동성애자 스스로 자신이 동성애자가 아니라고 부정하며 괴로워하는 이 사회에선, 아무도 모른다.

종교적인 이유로 동성애를 반대한다는 크리스천 친구도 있었다. 종교는 참 토론하기 어려운 주제이다. 믿음에 근거한 것이기에. “동성애자가 벌을 받는 것은 성경을 해석하기 나름”이라고 말했지만, “신약에는 벌을 받는다는 말이 없지만, 그래도 나는 동성애자가 (죽은) 이후에 벌을 받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는 말에 별 할 말이 없었다. 다만 “동성애자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며, 동성애자 중에 크리스천도 많다”고만 말했다.

나름대로 좋은 대화였지만, 아직 나는 받아들일 만한 이유를 듣지 못했다. (이게 다 내가 편협한 사고를 갖고 있어서 그렇다 — 웃음) 혹시 이 글을 읽는 분 중에, 이 글에 나와 있지 않은 것 말고 생각하는 이유를 갖고 계시는 분이 있으시다면 덧글 좀 달아주시라. 물론 악성 덧글은 빼고. (웃음)